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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 여행 가이드 - 코트다쥐르의 관문, 지중해가 빚어낸 도시

by 하늘로고고씽 2026. 9. 8.

코트다쥐르의 관문, 지중해가 빚어낸 도시

니스는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 코트다쥐르라 불리는 해안 지대의 중심 도시로, 알프스산맥의 남쪽 끝자락이 바다와 맞닿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경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니스는 오랜 세월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한때 독립적인 사보이 공국의 지배를 번갈아 받아온 복잡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이런 배경은 오늘날에도 도시 곳곳의 건축 양식과 지명, 그리고 니사르드라 불리는 지역 고유어의 흔적 속에 남아 있다. 19세기 들어 영국과 러시아 귀족들이 온화한 겨울 날씨를 찾아 이곳에 별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니스는 유럽 상류층의 겨울 휴양지로 명성을 얻었고,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프롬나드 데 장글레라는 산책로 이름 자체가 이런 영국인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

도시는 크게 구시가지인 비외니스와 신시가지, 그리고 언덕 위 성터 공원으로 나뉘는데, 좁은 골목과 파스텔톤 건물이 밀집한 구시가지는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방의 정취를 강하게 풍기는 반면, 마세나 광장을 중심으로 한 신시가지는 넓은 대로와 근대적인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니스는 프랑스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자 코트다쥐르 관광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어, 인근의 모나코나 칸, 앙티브 같은 휴양 도시로 이동하는 여행자들의 거점 도시로도 널리 활용된다. 도시 이름 자체가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질 만큼 고대부터 지중해 교역로의 요충지였으며, 이런 오랜 역사성 덕분에 니스는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여러 문명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도시로도 평가받는다. 실제로 도시 서쪽 케마드 언덕에는 고대 로마 시대 원형극장과 목욕탕 유적이 남아 있어, 여름철 저녁이면 이 유적지를 배경으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한다.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니스는 일 년 내내 온화하고 맑은 날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살과 파란 하늘, 자갈 해변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남프랑스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기후 조건은 19세기 이래 화가와 작가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기도 했는데, 마티스와 샤갈 같은 거장들이 니스와 그 주변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간 것도 이 도시가 예술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배경이다. 겨울에도 영상권을 유지하는 온화한 기온과 지중해의 강렬한 색채는 인상파 이후 화가들이 빛과 색을 실험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했으며, 이 때문에 니스와 그 주변 지역은 오늘날까지도 프랑스 근현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대로 언급된다.

자갈 해변에서 마티스 미술관까지

니스 여행의 중심에는 프롬나드 데 장글레가 있다. 해안을 따라 칠 킬로미터 가까이 이어지는 이 산책로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늘 활기차며, 산책로 옆으로는 벨 에포크 시대의 화려한 호텔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옛 유럽 귀족들의 휴양 문화를 짐작하게 한다. 니스의 해변은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독특한 자갈 해변은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파도 소리와 함께 자갈이 부딪히는 특유의 소리가 니스만의 정취로 여겨진다. 물놀이용 신발을 준비해오면 자갈밭을 훨씬 편하게 걸을 수 있다는 점도 여행 전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다.

구시가지 비외니스에서는 좁은 골목을 따라 노천 시장인 쿠르 살레야가 열리는데, 신선한 꽃과 과일, 향신료를 파는 상인들의 활기가 아침마다 골목을 가득 채운다. 시장 근처의 골목 안에는 니스식 양파 타르트 피살라디에르나 병아리콩 반죽을 얇게 구운 소카 같은 향토 음식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어 도보로 이동하며 여러 맛을 맛보는 재미가 있다. 이런 길거리 음식은 대체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고급 레스토랑이 몰린 해안가와는 또 다른 서민적인 니스의 먹거리 문화를 경험하게 해준다. 도시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 성터 공원, 콜린 뒤 샤토에서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오를 수 있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니스만과 구시가지의 붉은 지붕이 펼쳐진 전경이 니스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공원 안에는 인공 폭포와 오래된 묘지, 놀이터가 함께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가족들도 즐겨 찾는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기능하며, 해 질 무렵 방문하면 노을에 물든 니스만의 풍경을 한층 특별하게 감상할 수 있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함께 둘러볼 만한데, 마티스가 만년을 보낸 이 도시에는 그의 회화와 조각, 판화 작품이 폭넓게 소장되어 있으며, 샤갈 미술관에는 성서를 주제로 한 대형 연작이 상설 전시되어 있어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근교로는 기차나 버스로 한 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에즈 마을이나 모나코, 칸 같은 코트다쥐르의 다른 휴양지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도 많다. 절벽 위에 자리한 중세 마을 에즈는 좁은 돌길과 선인장 정원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하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지중해의 경관은 니스와는 또 다른 종류의 감동을 선사한다. 마을 초입의 좁은 골목 상점가에서는 라벤더 비누와 향수 같은 프로방스 특산품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재미도 있다.

살라드 니수아즈와 프로방스 시장, 니스에서 알아둘 것들

니스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참치와 올리브, 안초비, 삶은 달걀을 넣은 샐러드인 살라드 니수아즈를 꼽을 수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요리이지만 정작 니스 현지에서는 지역마다 재료 구성에 대한 자부심 섞인 논쟁이 이어질 만큼 전통이 깊은 향토 음식이다. 이 밖에도 채소를 듬뿍 넣어 끓인 프로방스식 채소 수프나 라따뚜이 같은 지중해 요리도 니스와 인근 지역에서 흔히 접할 수 있으며, 이런 음식들은 프랑스 북부의 진한 버터 요리와는 확연히 다른 올리브유 기반의 담백한 남프랑스 식문화를 보여준다. 니스 인근 언덕에서는 올리브 농장이 여전히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시장에서 파는 올리브유와 절임 올리브 역시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기념품으로 꼽힌다.

여행자들은 니스를 거점으로 트램과 기차를 이용해 인근 휴양 도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데, 특히 해안을 따라 달리는 완행 열차 노선은 창밖으로 지중해의 절경이 펼쳐져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 코스가 된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해변과 구시가지 모두 관광객으로 크게 붐비므로, 아침 일찍 시장이나 해변을 찾는 것이 한결 여유로운 방법으로 여겨진다. 소매치기는 관광객이 몰리는 산책로와 시장 주변에서 종종 발생하므로 소지품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니스카르드라는 관광객용 교통 패스를 활용하면 트램과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일부 박물관 입장료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짧은 일정을 알차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니스는 프랑스 안에서도 비교적 여유롭고 느긋한 지역 정서를 지닌 도시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도 서두르지 않고 오래 즐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통한다. 해변에서는 상의를 탈의하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어 지중해 연안 특유의 개방적인 해변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며, 다만 구시가지나 시내 중심가에서는 일반적인 단정한 옷차림을 갖추는 것이 무난하다. 니스 국제공항은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공항으로 유럽 각지에서 직항편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코트다쥐르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매우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다. 매년 이월에 열리는 니스 카니발은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축제로, 화려한 꽃마차 행렬과 가장 행렬이 도심을 가득 채우는 장관을 이루며, 이 시기에 니스를 방문하면 지중해 휴양지의 여유로운 이미지와는 또 다른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숙소 요금이 크게 오르는 편이므로 이 시기 방문을 계획한다면 서둘러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