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길 예술과 트램이 만드는 도시 풍경
멜버른은 호주 빅토리아주의 주도로, 시드니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양대 도시로 꼽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항구를 낀 화려한 스카이라인의 시드니와 달리, 멜버른은 좁은 골목길(laneway)과 트램,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유럽풍 도시 계획으로 유명하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 자주 이름을 올려온 도시이기도 하다. 도심을 촘촘히 가로지르는 트램 네트워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트램 시스템 중 하나로, 도심 순환 구간은 무료로 운영되어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 도시는 호주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자부심이 강한데, 멜버른 컵(Melbourne Cup) 경마 대회, 호주오픈 테니스, 그랜드파이널이 열리는 스포츠 문화와 함께, 매년 열리는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과 재즈 페스티벌 같은 다양한 문화 행사가 도시 정체성의 큰 축을 이룬다. 유럽, 아시아, 중동 각지에서 이주한 다문화 인구가 도시 곳곳에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어, 이탈리아계가 모인 리곤 스트리트(Lygon Street)나 그리스 문화가 짙은 도심 일부 지역처럼 이민자 문화가 도시 경관 자체에 스며들어 있다.
기후는 하루에도 사계절을 다 겪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변덕스러운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여름철에도 갑작스러운 기온 급락이 흔해 겹쳐 입을 수 있는 옷차림이 권장된다. 남반구 특성상 12월부터 2월이 여름이며, 이 시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가 도시 전체를 뜨겁게 달군다.
멜버른은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온 도시로, 이는 대중교통 접근성과 문화시설, 교육 인프라가 고르게 갖춰진 도시계획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빅토리아주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멜버른 사람들은 스스로를 '멜버니안(Melburnian)'이라 부르며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흔하다. 멜버른은 한때 호주의 수도 역할을 했던 도시로, 캔버라가 새 수도로 조성되는 동안 임시로 연방 정부 기능을 수행했던 역사를 지니고 있어 도심 곳곳에 그 시절 관공서 건물이 남아 있다. 멜버른은 매년 국제 영화제와 프린지 페스티벌 등 다양한 예술 축제를 개최하며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꾸준히 다져왔다. 멜버른은 트램 노선이 도시 전역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어, 자동차 없이도 대부분의 명소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도시로 꼽힌다.
그래피티 골목과 빅토리아 시대 건축의 대비
멜버른 여행의 핵심은 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골목길 탐방이다. 호시어 레인(Hosier Lane)은 합법적으로 그래피티와 스트리트 아트를 허용하는 골목으로, 벽화가 수시로 바뀌어 방문할 때마다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많다. 이런 골목들 사이사이에 숨은 작은 카페와 바들이 '히든 바 문화'를 이루고 있어, 간판 없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나타나는 칵테일 바를 찾아다니는 것도 멜버른 여행의 묘미로 꼽힌다.
빅토리아 시대에 지어진 퀸 빅토리아 마켓(Queen Victoria Market)은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재래시장으로, 신선식품부터 기념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며 현지인의 일상 장보기 현장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로열 전시관과 칼튼 정원(Royal Exhibition Building and Carlton Gardens)은 19세기 국제 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건축물로, 도심 속에서 근대 유럽풍 건축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세인트 킬다(St Kilda) 지역의 부두는 노을이 질 무렵 야생 리틀펭귄이 둥지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로 소개된다.
멜버른 근교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해안 절벽 지형인 열두 사도 바위(Twelve Apostles)로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로, 멜버른을 거점 삼아 당일 혹은 1박 2일 투어로 다녀오는 여행자가 많다.
멜버른 박물관(Melbourne Museum)은 자연사와 원주민 문화를 아우르는 전시로 유명하며, 인근의 칼튼 정원과 함께 도심에서 반나절 코스로 둘러보기 좋은 장소로 꼽힌다. 야라 밸리(Yarra Valley)는 멜버른 근교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로,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열기구 투어를 결합한 프로그램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특별한 경험으로 자주 언급된다. 페더레이션 스퀘어(Federation Square)는 독특한 기하학적 외관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대형 스크린을 통한 야외 행사와 갤러리가 함께 어우러져 도심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한다. 브런즈윅(Brunswick) 지역은 빈티지숍과 인디 음악 공연장이 모인 곳으로, 멜버른의 젊고 대안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동네로 자주 언급된다. 이런 장소들은 도보나 트램으로 이동하기 좋은 거리에 모여 있어 하루 일정으로 함께 묶기에 알맞다.
스몰 바에서 즐기는 세계 3대 커피 도시
멜버른은 종종 세계적인 커피 도시로 꼽히는데, 이탈리아와 그리스 이민자들이 가져온 에스프레소 문화가 뿌리내리면서 독립 로스터리 카페 문화가 크게 발달했다. 체인 커피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스페셜티 카페를 선호하는 문화가 강해, 골목마다 자리한 작은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내리는 커피를 즐기는 것이 현지인의 일상이다. 음식 면에서는 다문화 이민의 영향으로 이탈리안, 그리스, 베트남, 중동 요리가 모두 높은 완성도로 발달해 있으며, 특히 리곤 스트리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거리와 빅토리아 마켓의 다국적 푸드코트가 대표적으로 언급된다.
멜버른은 팁이 필수가 아니며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에 따라 소액을 남기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트램과 기차, 버스를 아우르는 마이키(myki)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앞서 언급했듯 도심 무료 순환 트램 구간을 활용하면 주요 명소를 큰 비용 없이 오갈 수 있다. 날씨 변덕이 심한 도시 특성상 계절과 무관하게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상식처럼 통용된다.
멜버른의 대중교통 요금은 이동 거리에 따라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일정 금액 이상은 청구되지 않는 구조로 운영되며, 이 점이 여행자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로 자주 소개된다. 스포츠에 대한 자부심도 강한 도시라 AFL 풋볼 시즌이나 호주오픈 기간에 방문하면 도시 전체가 들썩이는 분위기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멜버른의 스몰 바(small bar) 문화는 대형 펍 중심이었던 과거 주류법이 완화되면서 확산된 것으로, 좁은 공간에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갖춘 바들이 골목마다 들어서 있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아지므로 두꺼운 외투를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도시 곳곳의 무료 미술관과 갤러리를 방문 일정에 포함시키면 비용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여행자들에게 자주 안내된다. 멜버른의 겨울은 시드니보다 다소 쌀쌀한 편이라 6월부터 8월 사이 방문한다면 따뜻한 옷차림이 필요하며, 반대로 여름철에는 폭염 경보가 내려질 만큼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날도 있어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자주 소개된다. 멜버른은 다양한 이민자 문화가 어우러진 만큼 세계 각국의 요리를 두루 즐길 수 있는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는 커피 문화와 함께 도시의 자랑거리로 자주 소개된다. 이런 다양한 매력은 멜버른을 여러 번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로 자주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