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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카트』 여행 가이드 - 하지르 산맥이 감싼 오만의 고요한 항구

by 하늘로고고씽 2026. 9. 7.

하지르 산맥이 감싼 오만의 고요한 항구

무스카트는 아라비아반도 동쪽 끝, 오만의 수도로 하지르 산맥의 검은 화산암 산줄기가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그 사이 좁은 해안 평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지형 때문에 무스카트는 두바이나 도하처럼 사방으로 확장된 평면적인 도시가 아니라, 산과 바다 사이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이어진 독특한 도시 구조를 갖고 있다. 오만 왕실은 오래전부터 모든 건물의 외벽을 흰색이나 베이지색 계열로 통일하고 높이를 제한하는 건축 규정을 유지해왔는데, 그 결과 무스카트는 걸프 지역 다른 도시들의 화려한 초고층 스카이라인과는 전혀 다른, 낮고 정갈한 도시 경관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오만은 인도양 무역로의 요충지이자 한때 동아프리카 잔지바르까지 아우르는 해상 제국을 건설했던 나라로, 이런 배경 때문에 무스카트에는 아랍과 페르시아, 인도, 아프리카 문화가 겹겹이 스며든 독특한 정취가 남아 있다. 걸프 연안 국가들이 석유 자본을 앞세워 급속한 개발에 나선 것과 달리, 오만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신중한 개발 속도를 유지해왔으며, 이 때문에 무스카트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조용하고 안전한 도시로 평가받는다. 오만은 술탄 카부스 국왕이 반세기 가까이 통치하며 고립되었던 나라를 점진적으로 개방한 독특한 근대사를 지니고 있는데, 이런 신중한 통치 철학이 도시 계획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무스카트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전통과 자연을 지키는 방향의 개발을 꾸준히 이어왔다.

기후는 여름철 매우 무덥고 습한 날씨가 특징이며, 겨울철에는 온화하고 쾌적한 날씨가 이어져 이 시기에 관광객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도시가 산악 지형에 둘러싸여 있는 만큼 근교로 조금만 나가도 와디라 불리는 협곡과 오아시스를 손쉽게 만날 수 있어, 도심 관광과 자연 탐방을 함께 즐기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시는 크게 옛 항구 정취가 남은 무트라 지역, 술탄궁이 자리한 올드 무스카트, 그리고 국제공항과 신흥 상업지구가 모인 루위와 카룸 구역으로 나뉘는데, 이 구역들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도시의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인구의 상당수는 오만 자국민이 차지하고 있어 다른 걸프 국가들에 비해 자국 문화와 정체성이 도시 전반에 훨씬 뚜렷하게 배어 있다는 점도 무스카트의 특징으로 꼽힌다. 거리마다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걸음걸이에서도 다른 걸프 대도시 특유의 분주함보다는 한결 여유로운 생활 리듬이 느껴진다는 것이 여러 여행자들이 공통적으로 남기는 인상이다.

술탄 카부스 모스크와 무트라 수크, 옛 항구의 정취

무스카트 여행에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곳은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크기의 손으로 짠 카펫과 거대한 샹들리에를 갖춘 이 모스크는 비이슬람교도 방문객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오만 건축과 이슬람 예술의 정수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흰 대리석과 정교한 모자이크 장식이 어우러진 내부 공간은 방문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오전 일찍 찾는 것이 여유롭게 둘러보기에 좋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무트라 지역은 무스카트에서 가장 오랜 항구 마을로, 코니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전통 목선 다우가 정박한 항구와 산 중턱의 오래된 요새를 함께 볼 수 있다. 무트라 수크는 좁은 골목을 따라 향신료와 유향, 은세공품을 파는 상점들이 이어지는 재래시장으로, 오만의 전통 향인 프랑킨센스를 직접 사고파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장소로 꼽힌다. 도심에는 술탄의 궁전인 알 알람 궁전이 있는데, 화려한 황금빛과 청록색 기둥 장식이 인상적인 이 궁전은 내부 관람은 어렵지만 외관만으로도 사진 명소로 손꼽힌다. 궁전 앞 광장에서 바라보는 산과 바다, 궁전이 어우러진 풍경은 무스카트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으로 여겨지며,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부드러운 햇살 아래 방문하면 한층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궁전 양옆으로는 포르투갈 식민 시절 지어진 자랄리 요새와 미라니 요새가 산 중턱에 자리해, 대항해시대 유럽 세력이 인도양 무역로를 두고 각축을 벌였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이 요새들은 오늘날에도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 무트라 항구의 야경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낮 동안의 뜨거운 열기가 가신 저녁 시간대에 코니시를 걸으며 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저녁 일과로 꼽힌다. 근교로는 와디 샤브나 와디 티위 같은 협곡을 찾아 에메랄드빛 물웅덩이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사막 지역인 와히바 샌즈까지 이동해 사막 캠핑을 체험하는 여행자도 많은데, 이런 자연 경관은 무스카트가 도심 관광 이상의 매력을 지닌 도시임을 잘 보여준다. 도심 안에서도 자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데, 리야시 지역의 유황 온천이나 국립박물관 인근의 해안 산책로에서는 도시화가 진행된 와중에도 오만 특유의 소박한 정취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오만 국립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해상 제국 시절, 근대에 이르는 오만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어 자연 경관 위주의 일정에 깊이를 더해준다.

프랑킨센스와 환대 문화, 무스카트에서 알아둘 것들

오만은 걸프 지역 국가 중에서도 특히 손님 환대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로, 무스카트를 방문하면 대추야자와 오만식 커피 카흐와를 대접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 잔을 살짝 흔들어 보이는 것이 그만 마시겠다는 뜻으로 통하는 관습이 있어 알아두면 유용하다. 프랑킨센스라 불리는 유향은 오만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무트라 수크나 공항 면세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집안 곳곳에 향을 피우는 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손님을 맞이할 때 집안 곳곳에 유향을 피워 향으로 환영의 뜻을 전하는 관습은 오만 사회에서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오랜 전통으로, 시장에서 유향을 살 때 상인에게 사용법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복장에 있어서는 걸프 지역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교적 완화된 편이지만, 그럼에도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옷차림이 권장되며 모스크를 방문할 때는 여성의 경우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를 준비하는 것이 예의다. 술탄 카부스 모스크 방문 시에는 복장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므로 사전에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음주는 라이선스를 갖춘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만 허용되며, 라마단 금식월 기간에는 낮 시간대 공공장소에서의 음식 섭취를 삼가는 것이 예의로 통한다. 도시 이동에는 택시와 차량 호출 서비스가 주로 이용되며, 대중교통망이 다른 걸프 도시들에 비해 제한적인 편이므로 일정을 짤 때 이동 수단을 미리 계획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무스카트는 치안이 매우 안정적인 도시로 평가받아, 걸프 지역에서 비교적 여유롭고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잘 맞는 목적지로 꼽힌다. 금요일은 이슬람 예배일로 관공서와 일부 상점의 영업시간이 조정되므로 일정을 짤 때 이를 참고하는 것이 좋으며, 사진 촬영 시 현지인, 특히 여성을 허락 없이 촬영하는 것은 실례로 여겨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오만 전통 복장인 남성용 디쉬다샤와 술로 장식된 모자 쿠마는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걸프 다른 나라의 전통 복장과 미묘하게 다른 오만만의 스타일로 눈여겨볼 만하다. 물가는 걸프 지역 다른 도시들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며, 카드 결제가 대부분의 상점에서 무리 없이 통용되지만 소규모 시장이나 노점에서는 현지 통화인 오만 리알 현금을 준비해 두는 편이 유용하다. 여행 계절을 정할 때는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이 시기에는 근교 협곡과 사막 지역까지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어 오만 여행의 진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